곰팡이 핀 벽지의 도배 비용은 한마디로 정할 수 없습니다. 곰팡이가 생긴 원인과 수선 규모로 갈립니다. 건물 문제로 집을 쓰기 어려운 상태라면 임대인이 고칠 일입니다. 사소하고 쉽게 고칠 수 있는 정도라면 임대인에게 수선의무가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기준입니다. 2026년 10월 18일 기준으로 법 조문과 판례 설명을 정리했습니다.

출발점은 민법 제623조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의 의무를 이렇게 정합니다.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이 이어지는 동안 그 사용과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집니다. 집을 빌려준 사람은 세입자가 계약 목적대로 살 수 있게 해 줄 책임이 있다는 뜻입니다.

민법 제624조도 함께 알아 두면 좋습니다. 임대인이 임대물의 보존에 필요한 행위를 하겠다고 하면 임차인은 이를 거절하지 못합니다. 누수 점검이나 방수 공사처럼 집을 지키는 공사를 임대인이 하려 할 때 세입자가 막을 수 없다는 규정입니다.

판례는 어디까지를 임대인 몫으로 보나

이코노미스트(2022년 5월 15일) 변호사 칼럼이 두 판결을 소개했습니다.

  • 대법원 2012년 6월 14일 선고 2010다89876 판결입니다. 임차인이 별다른 비용 없이 손쉽게 고칠 수 있는 사소한 파손으로 사용과 수익을 방해하지 않는다면 임대인은 수선의무가 없습니다. 반대로 수리하지 않으면 계약 목적대로 쓸 수 없는 정도라면 임대인에게 수선의무가 있습니다.
  • 대법원 1994년 12월 9일 선고 94다34692 판결입니다. 수선의무를 임차인에게 넘기는 특약은 통상 생길 수 있는 소규모 수선에 한정됩니다. 대파손 수리, 주요 구성부분의 대수선, 기본 설비 교체는 특약이 있어도 임대인 몫입니다.

칼럼은 건물 주요 구성부분의 대수선과 보일러 같은 기본 설비 교체는 임대인 책임이라고 정리합니다. 임차인의 과실로 생긴 파손은 수리가 필요해도 임대인의 수선의무가 없다고 봅니다.

도배와 곰팡이에 대입하면

위 기준을 곰팡이 벽지에 대입하면 이렇게 나눌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법령과 판례의 일반 원칙을 적용한 설명이며, 곰팡이나 도배를 직접 다룬 판결은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건물 자체의 문제가 원인이면 임대인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큽니다. 누수, 방수와 단열 불량이 예입니다. 벽지만 새로 붙여서는 곰팡이가 다시 생기고, 세입자가 계약 목적대로 살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 생활 중 관리가 원인이면 임차인 쪽으로 기울 수 있습니다. 비용이 적고 쉽게 고칠 수 있는 정도라면 임대인에게 수선의무가 없다는 판례 기준과 맞닿습니다.
  • 원인이 섞여 있으면 다툼이 생깁니다. 이때는 곰팡이가 생긴 위치, 시기, 사진 기록이 중요합니다.

집주인이 거부하면 분쟁조정을 쓸 수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4조의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는 임대차 분쟁을 다룹니다. 심의와 조정 대상에는 차임 또는 보증금의 증감, 임대차 기간, 보증금 또는 임차주택의 반환, 임차주택의 유지와 수선 의무가 들어 있습니다. 조정위원회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지부, 한국토지주택공사 지사 또는 사무소 등에 둡니다. 소송 전에 이용할 수 있는 창구입니다.

곰팡이를 발견하면 사진과 날짜를 남기고, 임대인에게 수선을 요청한 기록을 문자 등으로 남겨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분쟁이 생겼을 때 사실관계를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이 글은 일반 정보이며 개별 상황은 전문가·관할 기관에 확인하세요.